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이 사상 최대의 용암류를 일으켰을까?

[사이언스 데일리] 지금으로부터 6600만년 전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공룡이 멸종했다는 이론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왜 또 하나의 전지구적 재난 – 대규모로 백만년 동안 인도의 데칸 지방에서 분출해 고원을 형성한 범람현무암 – 이 동시에 일어났는지는 수수께끼였다. 지질학자들은 이제 이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소행성 충돌이 종을 때리는 것처럼 지구에 충격을 주어 지하 깊은 곳에 있던 마그마 플룸을 재점화시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용암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15년 4월 30일 Science Daily 기사 번역)

정보출처: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

 

뜨거운 맨틀 플룸의 “머리” 부분이 인도판 아래에 팬케이크처럼 퍼져 있는 모습. 리차즈와 동료들의 이론에 의하면 이 플룸 머리 부분에 존재하고 있던 마그마가 칙술룹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로 일어난 강력한 지진의 여파로 재기동되어 데칸 고원의 범람현무암 분출로 이어졌다고 한다. Credit: Mark Richards et al, UC Berkeley

뜨거운 맨틀 플룸의 “머리” 부분이 인도판 아래에 팬케이크처럼 퍼져 있는 모습. 리차즈와 동료들의 이론에 의하면 이 플룸 머리 부분에 존재하고 있던 마그마가 칙술룹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로 일어난 강력한 지진의 여파로 재기동되어 데칸 고원의 범람현무암 분출로 이어졌다고 한다. Credit: Mark Richards et al, UC Berkeley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지구물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에 따르면 6600만년 전 멕시코의 바다에 떨어져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은 마치 타종하듯이 지구를 때려서 지구 곳곳의 화산 분출을 유발하여 황폐화를 가속시켰을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특히 데칸 트랩이라고 알려진 인도에서 일어난 대규모 용암 분출이 이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으로 데칸 트랩의 용암 분출과 소행성 충돌의 시점이 “설명하기 힘들만큼 가까운 시기”에 일어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두 가지 사건이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소행성이 백악기 말기의 대량 멸종을 일으킨 유일한 원인이라는 이론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지난 10억년 간 일어났던 것들 중 가장 큰 충돌의 시점과 데칸 고원에서 대규모 용암 분출이 있었던 시점이 왜 10만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면…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날 확률은 무시할 만큼 작습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UC 버클리 지구행성과학과 교수 마크 리차즈의 말이다. “우연이라고 믿기는 상당히 힘들죠.”

리차즈와 그의 동료들은 4월 30일자 미국지질학회보 (The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Bulletin) 에 실린 논문에서 소행성 충돌이 데칸 고원의 용암 범람을 재활성화시켰다는 이론에 대한 증거들을 나열하고 있다.

데칸 고원의 용암 범람은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기 전에 시작되었지만 충돌로 재활성화된 이후 수십만년 동안 계속해서 범람하며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기타 독성이 있고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체들을 대기권으로 뿜어냈을 것이다. 하지만 공룡의 시대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지구에 살던 대부분의 생명체가 죽어간 사건에 이것이 큰 영향을 끼쳤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리차즈는 말한다.

“소행성 충돌과 데칸 고원의 용암 분출은 그럴 듯한 이야기고 사실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공룡과 유공충들이 정말로 무엇때문에 죽었는지를 아직은 완전히 이해시켜주지 못합니다.” 리차즈의 말이다. 리차즈가 언급한 작은 해양생물인 유공충의 상당수는 백악기와 팔레오기의 경계, 소위 K-Pg 경계부에서 갑작스럽게 화석기록에서 사라져 버린다. 땅 위를 지배했던 공룡이 사라짐으로 인해 인간을 포함하는 포유류의 시대가 열렸다고 일반적으로 보고 있다.

리차즈는 그의 이론이 이전의 이론, 그러니까 소행성 충돌이 지구를 돌아 바로 반대편, 즉 대척지에 위치하고 있는 데칸 트랩의 분출을 직접적으로 일으켰다고 보는 이론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대척지 이론”은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서 발견된 칙술룹 충돌구가 데칸 트랩의 대척지에서 5000 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시들해졌다.

범람현무암

리차즈는 1989년에 “플룸 머리(plume heads)” 이라고 불리는 뜨거운 암석 기둥이 2천만년에서 3천만년 간격으로 지구의 맨틀에서 솟아올라 데칸 트랩과 같은 거대한 용암류, 즉 범람현무암을 만들어낸다는 제안을 했다.

“버클리의 폴 렌 그룹이 몇 년 전 대서양 중앙 마그마 지역이 2억년 전 트라이아스기-쥐라기 경계에서의 대량멸종과 연관되어 있고, 시베리아 트랩이 2억5천만년 전의 페름기말 멸종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에서 있었던 에메이샨 트랩이라고 불리는 대형 화산 폭발이 2억6천만년 전 과달루페절 말기의 멸종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죠.” 리차즈의 말이다. “그리고 6600만년 전에 일어난 데칸 지방의 화산 분출 – 지구상에서 가장 큰 용암류를 포함하는 – 이 백악기-팔레오기 멸종과 같은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백악기-팔레오기 경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리차즈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팀을 이루어 소행성 충돌이 데칸 고원의 용암 분출을 일으켰다는 급진적인 생각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이론을 지지하는 증거들이 제시되었다. UC 버클리 지구행성과학과 교수이자 버클리 지사학센터의 책임자인 렌 (Renne)은 2년 전에 소행성 충돌과 대량멸종의 연대를 다시 측정하여 두 사건이 사실상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와이 서브그룹 플로우 (Wai subgroup flow) 라고 불리는, 데칸 고원에서 일어난 최대의 분출 사건과 약 10만년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와이 서브그룹 플로는 현재 인도 아대륙의 뭄바이에서 콜카타까지 이어지는 용얌의 약 70% 정도를 만들어낸 분출이다.

같은 학과의 교수인 마이클 망가는 지난 10년간 대형 지진 – 2011 년에 일본의 토호쿠에서 일어난 진도 9.0 짜리 지진과 비슷한 것들 – 이 가까이 있는 화산의 분출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리차즈는 칙술룹 충돌구를 만들어낸 소행성은 지구상의 어디에서든 진도 9 혹은 그 이상의 지진을  만들어 내 데칸 고원의 범람 현무암 및 중앙해령을 비롯한 곳곳의 화산 분출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었으리라는 계산결과를 얻어냈다.

소행성 충돌이 충돌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암석들을 녹일 수 있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만 시스템에 이미 마그마가 존재하고 있고 약간의 추가에너지만 필요한 상태였다면 소행성충돌이 대규모 분출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겁니다.

“비슷한 예로 소행성 충돌 이전의 데칸 용암은 충돌 이후의 용암과 화학적으로 다릅니다. 충돌 이후의 용암은 더 빠른 속도로 표면을 향해 부상했고, 빠르게 부상한 용암이 흘러나가면서 만들어진 암맥의 패턴을 보면 충돌 이후에 만들어진 패턴의 방향이 더 무작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분출 양상, 용암의 부피 및 조성 등에서 소행성 충돌 이전과 이후가 매우 다릅니다.” 렌의 말이다. “결국은 ‘이런 불연속성이 소행성 충돌과 동시에 일어난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깨어난 화산활동

리차즈와 렌, 그리고 대학원생인 커트니 스프레인은 데칸 고원의 화산학 전문가인 스티븐 셀프와 로익 반더크루이센과 함께 2014년 4월에 인도를 방문해 연대측정에 사용할 용암 시료를 채취하고는 거대한 와이 서브그룹 플로우가 시작되는 부분의 표면, 즉 테라스가 상당히 많이 풍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질학적으로 보자면 이 풍화된 테라스는 칙술룹 충돌이 있기 전에 데칸 화산활동이 잠잠했던 시기를 나타내는 증거로 생각된다. 사람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 테라스들은 가츠 산의 서부지역에 해당하는데, 가츠 산의 이름은 힌디어로 계단을 의미한다.

“이건 기존에 있던 거대한 화산계(volcanic system)으로 아마 수백만년 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겁니다. 그러던 차에 소행성 충돌이 이 계를 뒤흔들어 엄청난 양의 마그마가 짧은 시간 동안 이동하게 된 거죠.” 리차즈의 말이다. “이 이론의 아름다운 점이라면 쉽게 검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소행성 충돌이 있고 멸종 사건이 시작된 후 10만년 이내 정도에 대규모 분출이 있어야 한다고 예측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10만년은 마그마가 표면에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대략적인 시간입니다.

참고문헌

Mark A. Richards, Walter Alvarez, Stephen Self, Leif Karlstrom, Paul R. Renne, Michael Manga, Courtney J. Sprain, Jan Smit, Loyc Vanderkluysen, and Sally A. Gibson. Triggering of the largest Deccan eruptions by the Chicxulub impact. 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Bulletin, April 30, 2015 DOI: 10.1130/B31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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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사이언스 데일리, 중생대, 지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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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행성 충돌과 화산활동이 공룡들에게는 원투 펀치였다 | 아주 옛날에는 사람이 안 살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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