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공룡 알의 저주

[The Integrative Paleontologists] 화석 알에 관한 한 뿔공룡 (각룡류) 들은 쉴 틈이 없다. 첫번째 뿔공룡 알이라고 생각되었던 화석은 1920년대 몽골에서 발견되었으며 프로토케라톱스의 알로 추정되었다. 몇몇 “프로토케라톱스” 알들이 불행하게도 또 다른 공룡인 오비랍토르 (“알 도둑” 이라는 의미) 의 턱 근처에서 화석화된 채 발견되어 오비랍토르가 프로토케라톱스의 둥지에서 알을 훔치려고 했던 것으로 간주되었다. 수십년이 지난 후, 둥지를 습격한 것으로 생각된 오비랍토르는 아마도 부모였을 것이며 알을 지키려고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른 알들, 그리고 연관된 배아를 연구하자 프로토케라톱스 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오비랍토르 내지는 그 가까운 공룡의 알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2015년 6월 2일 The Integrative Paleontologists 블로그 글 번역)

앤드류 파키

 

오비랍토르의 알이 있는 둥지가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Image by Steve Starer, CC-BY.

오비랍토르의 알이 있는 둥지가 미국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Image by Steve Starer, CC-BY.

뿔공룡 애호가로 나는 2008년에 진짜 각룡류 알과 배아가 발표되었을 때 무척 흥분했다. 에이미 발라노프와 동료들이 백악기 후기의 암석 (9000만년에서 7000만년 전으로, 정확한 연대는 불확실하다) 에서 발견한 알을 보고했는데 알 한쪽 끝에는 작은 뼈가 몇 개 튀어나와 있었다. 공룡의 배아였다! CT (Computed Tomography, X선을 이용해 물체 안을 들여다보는 방법) 스캐닝을 하자 더 많은 뼈를 볼 수 있었고, 그 중에는 특히 각룡류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 부분의 뼈도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숟가락처럼 생긴 전치골(predentary)로 아래턱의 앞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식물을 잘라내는 데 사용되는 뼈였다. 다른 하나는 턱관절에 위치한 뼈들 중 하나인 방형골(quadrate)처럼 보였다. 특히 전치골은 이 공룡의 정체를 초식공룡으로 좁혀주는 역할을 했으며 (오비랍토르 같은 수각류 공룡들에게서는 전치골이 발견되지 않는다) 방형골의 모양으로 보아 각룡류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해당 지층에서는 역시 각룡류인 야마케라톱스 (프로토케라톱스와 가까운 친척이다) 가 발견된 적이 있어 이 배아가 야마케라톱스의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한 가지 수수께끼는 알껍질이었다. 알껍질은 맨눈으로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미세구조를 보면 매우 특징적이어서 어떤 동물이 낳은 알인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예를 들면 알껍질에 몇 개의 층이 있는지, 그리고 광물들이 각 층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는 동물들마다 다르다. 거북의 알껍질 같은 경우는 한 층으로만 되어 있다. 몽골에서 발견된 각룡류의 알껍질은 세 개의 층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보통 수각류 (예를 들면 오비랍토르나 초기 조류가 여기에 해당한다) 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다. 하지만 각룡류의 뼈가 알 속에서 발견되었으며 각룡류의 알껍질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무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각룡류의 알껍질도 수각류의 알껍질과 같은 구조를 가지도록 수렴진화를 했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알껍질은 공룡 전체에 걸쳐 여러 차례 진화한 것이 된다.

노부 타무라의 프로토케라톱스 복원도 (http://spinops.blogspot.com) CC BY 2.5 via Wikimedia Commons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Protoceratops_BW.jpg#/media/File:Protoceratops_BW.jpg

노부 타무라의 프로토케라톱스 복원도 (http://spinops.blogspot.com) CC BY 2.5 via Wikimedia Commons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Protoceratops_BW.jpg#/media/File:Protoceratops_BW.jpg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법이다. 플로스 원에 발표된 새로운 논문은 원래 논문의 두 저자도 참여한 것으로 이 알이 다른 종류의 공룡알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더이상 각룡류가 아니라… 조류라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대체 어떻게 날개가 있고 깃털이 달려 두 다리로 걸어다니는 공룡과 거대한 몸집으로 식물을 먹으며 네 다리로 다니는 공룡을 혼동할 수가 있다는 거지? 보통 사람이 보아도 뚜렷하게 다른 것 아닌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알 속에 있는 배아의 뼈들은 그에 상응하는 성체의 뼈들과 무척 다른 형태다. 알에서 깨어나 동물이 자라기 시작해야 각 공룡들의 독특한 특징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알 속에 있는 뼈의 방향을 정확히 알거나 어떤 뼈가 어떤 뼈인지 정확히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거기에 더해 하이테크 영상기술 (CT 스캐닝 등) 을 사용하더라도 어느 정도 해석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연구자들이 디지탈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암석에서 뼈를 구분해 내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게 되어 있다. 이게 뼈인가, 아니면 뼈처럼 생긴 암석인가? 여기 보이는 것이 두 개의 뼈인가, 아니면 뼈 하나가 중간에 부러진 것인가? 가장 좋은 조건 하에서도 모호함이 끼어들 여지는 있다.

당시에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전치골로 보이는 뼈로 미루어 볼 때 이 알을 “각룡류” 의 것이라고 보는 것은 첫번째 논문에서 제시되었던 것처럼 합리적인 가설이었다. 하지만 자료를 다시 한 번 검토해 보는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 CT 스캔 결과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어 다른 연구자들도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꽤나 흥미로운 토론이 전개되었고, 원 논문 저자 두 명 (에이미 발라노프와 마크 노렐) 에 공룡-조류 전문가인 데이브 바리치오 (새로운 논문의 주저자) 가 합류하여 자료 전체에 대한 재해석을 제시하게 되었다.

조류 뼈 픽업 스틱! 왼쪽에 보이는 것은 몽골의 새 알 내부의 뼈로 디지탈 처리를 거쳐 분리된 것이다.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것은 알 내부에 있는 왼쪽 뒷다리 뼈다 (윤곽선은 흐릿하다). 원래의 논문에서 넙다리뼈 (노란색) 은 윗팔뼈로 해석되었다. 오른쪽 위의 그림은 가까운 친척 관계인 백악기의 새, 프로톱테릭스 (PhyloPic.org 의 Matt Martyniuk 의 그림, CC-BY) 이다. 화석 이미지는 Varricchio et al. 2015 에서 수정을 가한 것. 스케일 바는 각각 5mm (왼쪽), 10mm (오른쪽).

조류 뼈 픽업 스틱! 왼쪽에 보이는 것은 몽골의 새 알 내부의 뼈로 디지탈 처리를 거쳐 분리된 것이다.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것은 알 내부에 있는 왼쪽 뒷다리 뼈다 (윤곽선은 흐릿하다). 원래의 논문에서 넙다리뼈 (노란색) 은 윗팔뼈로 해석되었다. 오른쪽 위의 그림은 가까운 친척 관계인 백악기의 새, 프로톱테릭스 (PhyloPic.org 의 Matt Martyniuk 의 그림, CC-BY) 이다. 화석 이미지는 Varricchio et al. 2015 에서 수정을 가한 것. 스케일 바는 각각 5mm (왼쪽), 10mm (오른쪽).

원 논문에서는 알이 반대방향으로 놓여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즉, 안에 들어있는 공룡의 앞쪽이 뒤쪽이라고 생각된 것이다. 그에 따라 원 논문에서는 많은 수의 뼈들의 방향도 잘못 해석되었다. 각룡류의 윗팔뼈(humerus)라고 생각되었던 것은 조류의 넙다리뼈(femur)였고, 정강뼈(tibia)는 알고 보니 자뼈(ulna)였고, 기타 등등.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배아의 뼈들이 얼마나 특징이 없는지를 생각하면 이건 꽤나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 이다. 방형골과 전치골은 더 기묘하다. 방형골은 아마도 골반뼈인 것 같지만 “전치골”이 정말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어쩌면 척추의 일부일 수도, 차골일 수도, 아니면 또 다른 뼈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방향을 바로 잡고 나면 대부분의 뼈들은 각룡류보다 조류에 더 잘 들어맞는다.

고비 사막의 알이 조류의 것이라면 세 층으로 이루어진 알껍질의 문제도 해결된다. 공룡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세 개의 층을 가진 알껍질은 확실히 수각류 (많은 수의 조류를 포함하여) 에서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추가로, 이 배아는 고대 조류의 배아 발생을 연구하는데 희귀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이전의 발견들은 비조류 공룡과 초기 조류, 그리고 현생 조류들 사이의 몇몇 중요한 발생과정 상의 차이를 보여주었으니 새로 확인된 고비 사막의 조류 알은 이런 차이점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진화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중요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수수께끼는 여전히 남아있다. 뿔공룡의 알과 배아는 어떻게 생겼을까? 분명히 박물관 서랍 어디엔가, 혹은 야외 노두에 확인되지 않은 표본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 어린 트리케라톱스가 있는 둥지가 하나 발견된다면 큰 도움이 될텐데.

참고문헌

Varricchio DJ, Balanoff AM, Norell MA (2015) Reidentification of avian embryonic remains from the Cretaceous of Mongolia. PLoS ONE 10(6): e0128458. doi:10.1371/journal.pone.0128458

고생물학자로 개인적인 고백: 내가 2008년 논문의 익명 심사자 중 한 명이었는데, 특히 전치골은 이것이 각룡류임을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였다. 2008년 논문 저자들이 제시한 자료, 그리고 당시 볼 수 있었던 그림과 해석 등에 기반하여 나는 이 알이 다른 종류의 초식성 공룡의 알일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류”의 알일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새 논문을 보자 “조류”의 알이라는 것이 너무나 확실해 보였는데 그건 지금 와서 표본의 방향을 바로 잡고 추가 정보가 많이 공개된 후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내 생각에 이번 경우는 동료심사도 때로는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일화이자 데이타 포인트 (anecdata point) 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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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고생물학, 공룡, 기타, 중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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