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전문가의 쥬라기 월드 리뷰: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지만, 그러면 또 어때서?

[Conversation UK] 쥬라기 월드가 전 세계 흥행기록을 새로 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생물학자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공룡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며 불만을 쏟아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공룡 연구의 최전선에서 뛰어난 논문들을 쏟아내고 있는 스티브 브루사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15년 6월 15일 Conversation UK 기사 번역)

스티브 브루사테

모사사우루스의 점심시간. 유니버설

모사사우루스의 점심시간. 유니버설

쥬라기 월드는 어떻게 보더라도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인 쥬라기 월드는 첫번째 주말에 5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첫번째 영화가 되었다. (이전 기록은 2011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기록한 4억8700만 달러였다) 게다가 이 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관객 및 비평가들이 매기는 썩은 토마토 (Rotten Tomato) 지수가 70% 를 넘어가고 있다. 냉소적인 영화관람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CGI 로 무장한 여름용 눈요기거리 블록버스터가 넘쳐나는 이 시기에 꽤 좋은 수치인 것이다.

그럼에도 한 무리의 사람들은 쥬라기 월드 열병에 빠져들지 않기로 단단히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나서시길, 내 고생물학자 친구들이여. 쥬라기 월드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면 일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일부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 중 다수는 “고생물학자들이 쥬라기 월드를 강하게 비판하다” 는 식의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제목이 기사의 클릭수를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생물학자들을 마치 공룡들의 외모에서 보이는 사소한 오류들 때문에 영화를 폄하하며 징징대는 불평쟁이처럼 보이게 만든다. 랩터의 손 자세가 잘못됐고, 모사사우루스는 너무 크고, 티렉스가 너무 빨리 달리는데다가 공룡의 피부색을 보면 다들 새하고는 거리가 멀고 악어같다고. 사실 이정도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모순처럼 느껴지는 것은 고생물학자들은 내가 아는 한 보통 가장 들떠있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열정적인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고생물학자들은 우리 행성 지구의 45억년 역사에서 가장 환상적이고 엄청나게 큰 생물체들을 연구한다. 냉소적인 사람들이라면 이 직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공룡을 사랑하고 공룡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우리의 열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을 사랑한다.

쥬라기 공원의 위력

개인적으로 나는 쥬라기 월드가 우리 분야에 크게 도움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에 영화를 보았고, 매우 좋았다. 훌륭한 괴수 영화다. 고생물학자로서의 내 뇌를 두어 시간 동안 정지시켜 놓은 채 과학적인 결점은 잊고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22년 전으로 돌아가 1993년, 쥬라기 공원 1편을 극장에서 보았을 때를 계속해서 떠올렸다. 나는 아홉살난 꼬마였고, 미국 중서부의 습한 여름을 낭비하면서, 하루 종일 이웃 친구들과 야구를 했다. 과학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이 없었다.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쥬라기 공원의 공룡들에 경외심을 느꼈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곧바로 공룡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니다. 약 5 년 후에나 그렇게 되었다. 쥬라기 공원 영화는 어떤 책이나 박물관, 혹은 교실에서의 수업도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과학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해주었다.

지금의 청소년 세대들에게는 쥬라기 월드가 문화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1993년에 쥬라기 공원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쥬라기 월드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룡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읽고, 공룡에 대해 웹을 검색하고, 선생님들께 질문하고, 박물관에 가서 공룡을 보게 만들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 주위의 세계, 이 행성의 오랜 역사,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좋은 일로 보인다.

쥬라기 공원과 과학

쥬라기 월드와 같은 영화들은 또 과학 및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첫번째 쥬라기 공원은 아마도 단일 사건으로는 지난 반 세기 동안 고생물학에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일 것이다. 쥬라기 공원은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룡을 연구하게 만들었다. 내 세대의 많은 고생물학자들 (25세에서 35세) 의 말을 들어보면 쥬라기 공원이 그들을 이 직업으로 이끌었다고 말한다. 쥬라기 월드도 분명히 이런 영향을 끼칠 것이고, 다른 분야의 과학들에 대한 흥미도 북돋울 수 있다. 어쩌면 마침내 AIDS 치료법을 개발해내는 사람, 혹은 새로운 종류의 재생에너지를 발견하거나 전세계의 기아 문제를 풀어낼 사람이 쥬라기 월드를 통해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첫번째 쥬라기 공원 영화는 또 많은 수의 박물관과 대학이 공룡 전문가들을 고용하게 만들었고, 고생물학 연구에 풍부한 자금지원을 하게 만들었다. 쥬라기 공원의 매출 일부는 공룡 학회 (Dinosaur Society) 및 쥬라기 재단 (Jurassic Foundation) 을 통해 독창적인 과학 연구로 흘러들어갔다. 쥬라기 재단은 여전히 활동 중이며 내가 학생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두 개를 거기에서 지원받았다. 괴상한 육식공룡인 모놀로포사우루스 (Monolophosaurus) 를 기재하기 위한 중국 방문과 “수퍼 도롱뇽” 메토포사우루스 (Metoposaurus) 를 발굴하기 위한 포르투갈에서의 야외조사가 그 두 가지였다. 고생물학자로서의 내 경력은 이 연구비가 아니었다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만일 유니버설이나 앰블린의 간부 중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있다면, 쥬라기 월드가 벌어들이는 어마어마한 매출의 일부가 연구 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영화와 과학적 정확성

맞다, 쥬라기 월드에서 보이는 일부 과학적으로 부정확한 묘사들은 좀 짜증스럽다. 예를 들면 환상적으로 보존된 화석들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많은 공룡들이 깃털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쥬라기 월드는 과학 다큐멘터리가 아니므로 그런 정확성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출연했던 ‘전격 해부! 티라노사우루스’ 와는 다른 것이다)

쥬라기 월드는 엔터테인먼트다. 영화 내에서도 거기에 등장하는 공룡들이 쥬라기에 실제로 살았던 공룡들과는 다른, 영화 속의 괴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있다. 영화의 악당인 인도미누스 렉스는 유전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랩터와 기타 각종 생물을 뒤섞은 것이다. 인도미누스 렉스의 과학적인 정확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박쥐 전문가가 배트맨의 해부학 및 생체역학의 세밀한 부분들을 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인도미누스의 한 마디. “크아아아아악!” 유니버설

인도미누스의 한 마디. “크아아아아악!” 유니버설

그 모든 부정확성에 짜증내는 동료들에게 묻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공룡이 실제보다 좀 더 크거나 이빨이 많거나 비늘로 덮여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는가? 쥬라기 공원 1편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처럼 빠르게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해서, 영화 속의 벨로키랍토르가 실제 벨로키랍토르보다 크게 나왔다고 해서 그게 정말 문제가 되는가? 공룡 연구로 생계를 꾸리는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이 중요한, 아니, 절박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런 부정확성은 잡음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오락거리가 되면서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잠재력까지 있는 영화라면, 부탁하건대, 속편도 만들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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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고생물학, 공룡, 기타, 중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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