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유전체가 해독되다

[유레카얼러트] 유전체 분석을 통해 문어의 진화 및 복잡한 신경계를 포함한 문어의 독특한 생물학에 대한 실마리가 밝혀졌다. 

(2015년 8월 12일 유레카얼러트 기사 번역)

정보출처: 시카고대학 의대

CREDIT: JUDIT PUNGOR

CREDIT: JUDIT PUNGOR

문어 유전체 전체에 대한 최초의 분석을 통해 크고 복잡한 신경계와 위장색 등이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독특한 유전체의 특징들이 밝혀졌다.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캘리포니아의 두점박이문어 (two-spot octopus) 의 유전체를 해독했는데 이것은 두족류 중에서는 최초로 전체 유전체가 해독된 것이며, 12 가지의 서로 다른 조직에서 유전자 발현 양상을 도식화했다. 이번 발견은 2015년 8월 12일 네이처에 출판되었다.

연구자들은 다른 무척추동물과 사뭇 다른 점들을 발견했는데, 유전체 재배열이 널리 이루어졌으며 한때 척추동물에만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신경세포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족이 엄청나게 확장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문어에서만 볼 수 있는 수백 개의 유전자가 확인되었고, 이들 중 다수는 뇌, 피부, 그리고 빨판 등에서 많이 발현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두족류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의 배경이 되는 유전적, 분자적 기작들에 대한 심도있는 조사와 진화적인 연구를 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된다. 이번 연구는 두족류 시퀀싱 컨소시엄의 일부로 시카고대학,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그리고 오키나와 과학기술연구소에 소속된 과학자 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문어는 다른 모든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아주 독특해 보입니다. 심지어 다른 연체동물들과 비교해도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여덟 개의 팔과 큰 뇌, 그리고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을 볼 때 매우 다르지요.” 시카고대학 신경생물학, 유기체생물학 및 해부학과의 부교수이자 공동선임저자인 클리프턴 랙스데일 박사의 말이다. “작고한 영국 동물학자 마틴 웰스는 문어가 외계인이라고 말하곤 했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논문은 최초로 외계인의 유전체 해독 사례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문어는 오징어, 갑오징어, 그리고 앵무조개 등과 더불어 두족류에 속한다. 두족류는 강(class) 수준의 분류군으로 5억년 이상 진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식물이 땅 위로 올라오기 한참 전이다) 포식성 연체동물이다. 모든 바다의 거의 모든 깊이에 서식하고 있는 두족류는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빨판이 늘어서 있으며 물건을 잡을 수 있는 팔이라든가, 복잡한 형태의 팔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 척추동물과 비슷한 눈, 그리고 복잡한 위장색 시스템 등 독특한 적응들을 보여준다. 크고 고도로 발달된 뇌를 가진 두족류는 정교한 문제해결 능력과 학습 능력을 지닌, 가장 똑똑한 무척추동물이다.

이런 특화된 성질들의 유전적 기반을 연구하기 위해 랙스데일과 동료들은 높은 수준의 커버리지로 (각 염기쌍은 평균적으로 60 회씩 분석되었다) 캘리포니아 두점박이문어 (Octopus bimaculoides) 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유전체에 주석을 달기 위해 연구팀은 12 개의 서로 다른 종류의 조직에서 전사체 서열 자료를 생성했다. 이 자료는 RNA 수준에 기반해 유전자 발현을 측정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단거리 뇌

연구팀은 O. bimaculoides 유전체의 크기가 약 27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길게 반복되는 염기서열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들은 33,00 개 이상의 단백질을 암호화한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문어 유전체는 사람의 유전체보다 크기 면에서는 약간 작지만 유전자는 더 많은 것이 된다.

문어 유전체가 큰 것은 원래 진화 도중에 전체 유전체가 중복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이런 사건은 유전체 다양성 및 복잡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현상은 예를 들면 척추동물 조상에서 두 차례 일어난 적이 있다. 하지만 랙스데일과 동료들은 중복 사건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

그 대신 문어 유전체의 진화는 특정한 몇몇 유전자족의 확장, 유전체 전체가 뒤섞인 사건, 그리고 새로운 유전자들의 출현 등의 사건이 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확장은 프로토카데린(protocadherin) 유전자족으로, 이 유전자들은 신경세포 발달 및 신경세포 간의 짧은 거리에서의 상호작용을 조절한다. 문어 유전체에는 168 개의 프로토카데린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무척추동물보다 10 배, 포유류보다도 2 배나 많은 수이다. 이전에는 다수의 다양한 프로토카드헤린 유전자들은 척추동물에서만 발견되는 유전자라고 생각해왔다. 연구팀은 두족류 신경세포에 미엘린이 없어서 세포가 길어지면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토카데린이 짧은 거리에서의 상호작용에 의존하여 복잡성을 유지하는 신경계의 진화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리라는 가설을 세웠다.

다른 유전자족들도 문어에서 크게 확장된 것들이 있는데 여기에는 주로 배아와 신경조직에서 발현되며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는 징크 핑커 전사인자 (zinc finger transcription factors) 가 포함된다. 문어 유전체는 약 1800 개의 C2H2 징크 핑거 전사인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동물에서 발견된 것들 중 두번째로 큰 유전자족이다. (코끼리의 후각수용기 유전자가 2000 개로 가장 크다)

어쨌거나 전반적으로 문어의 유전자족 크기는 다른 무척추동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크게 보면 비슷하다.

“퀴진아트” 유전체

문어 유전체만의 독특한 특징은 유전체 전체에 걸친 재배열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종에서 특정한 유전자 집단은 염색체 상에서 가까이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어 유전자들은 그런 연결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예를 들면, 혹스(Hox) 유전자는 몸 전체의 구성 발달을 제어하며 거의 모든 동물에서 한 곳에 모여있다. 문어의 혹스 유전자들은 유전체 전반에 흩어져 있으며 서로 연결성 (linkage) 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어 유전체에는 “점핑 유전자” 라고도 불리는 트랜스포존이 풍부한데, 이것은 유전차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배열할 수 있다. 문어에서 이들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연구팀은 신경조직에서 트랜스포존의 발현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트랜스포존은 유전자 발현의 조절에 영향을 끼치고 유전체 구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몇몇 확실한 예외가 있긴 하지만, 문어는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무척추동물 유전체가 완전히 재배열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블렌더에 넣고 뒤섞어버린 것처럼 말이지요.” 공동주저자이자 시카고대학 유기체생물학 및 해부학과의 대학원생인 캐롤린 앨버틴의 말이다. “이렇게 되면 유전자들이 유전체 내에서 새로운 환경에 가서 자리잡게 되어 이전과 다른 조절요소들을 만나게 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견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또 RNA 편집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는데, 이로 인해 문어는 DNA 암호를 바꾸지 않고도 단백질 서열을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편집된 단백질 중 많은 수가 신경조직에서 발견되며 이들 단백질은 신경활동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는 스위치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문어만이 가지고 있는 수백 개의 유전자들도 확인되었는데 이 중 많은 수가 신경계, 망막, 그리고 빨판에서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몇몇 특정 유전자족에 흥미를 보였다. 예를 들면, 빨판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수용체와 비슷한 일련의 유전자들이 발현된다. 하지만 이 유전자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은 아세틸콜린과 결합하지는 못하며, 문어가 빨판으로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과 관련하여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수용체로 기능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받고 있다.

문어에서만 발견되는 리플렉틴 (reflectin) 이 여섯 개 확인되었는데, 이 유전자들은 빛을 조절하고 위장색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한다. 문어의 리플렉틴은 다른 두족류에서 발견되는 리플렉틴과 꽤 다른데, 이것을 보면 두족류의 조상에는 하나의 리플렉틴만이 있다가 후에 서로 다른 종에서 리플렉틴 유전자가 복제되고 독립적으로 진화했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실은 문어와 오징어 계통이 약 2억7000만 년 전에 갈라졌으리라는 연구팀의 추정과 잘 맞아들어간다.

앨버틴과 랙스데일은 현재 문어의 발생과 관련된 분자 및 유전학적 기작, 특히 문어의 뇌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다른 두족류의 유전체를 해독하려는 노력이 현재 두족류 시퀀싱 컨소시엄을 통해 진행중이다.

“문어 유전체 덕분에 두족류의 특징을 연구하는 것이 더 쉬워졌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문어 유전체가 비교진화 연구를 위한 생명의 나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랙스데일의 말이다. “이 놀라운 동물에 대해 이전같으면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게 해주는 놀랄만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주: 딱히 고생물학은 아니지만… 제가 문어에 관심이 있어서요.;

참고문헌

Albertin, C. B., Simakov, O., Mitros, T., Wang, Z. Y., Pungor, J. R., Edsinger-Gonzales, E., … & Rokhsar, D. S. (2015). The octopus genome and the evolution of cephalopod neural and morphological novelties. Nature, 524(7564), 220-224.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524/n7564/full/nature146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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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기타무척추동물, 생물학, 현생, 유레카얼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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