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류 종을 발견한 과학자가 너무 빨리 엉성한 연구결과를 내놓는다고 비판받다

[가디언] 호모 날레디를 발견한 연구팀을 이끈 과학자가 연구결과를 너무 빨리 내놓으면서 기본적인 오류를 저지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5년 10월 24일 가디언 기사 번역)

로빈 매키 (옵저버 과학 담당 편집자)

호모 날레디라고 명명된 새로운 초기 인류 종이 발견된 남아프리카 라이징 스타 동굴 안에서의 리 버거 교수 모습.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호모 날레디라고 명명된 새로운 초기 인류 종이 발견된 남아프리카 라이징 스타 동굴 안에서의 리 버거 교수 모습.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호모 날레디 (Homo naledi) 는 최근 이루어진 인류 화석 발견 중 가장 극적인 것이었다. 2013년, 요하네스버그 부근 라이징스타 동굴의 비좁은 작은 방 모양의 공간에서 고생물학자 리 버거가 이끄는 연구자들이 고대 인류의 뼈 수천 점을 발굴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인류 종, 호모 날레디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지난 달에 발표된 뉴스는 전세계 매체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이 발견은 논쟁의 수렁 속에 빠졌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 뼈들이 이미 알려진 종인 호모 에렉투스 (Homo erectus) 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과학자들은 버거가 이 유해가 의도적으로 매장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을 비판하며 또 몇몇은 버거가 발견한 인골의 연대측정을 하지 못했다며 불평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쟁점은 버거가 자신의 연구를 세상에 알린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고생물학은 나이 많은 전문가들이 홀로 골격 표본 하나를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한 후 그 결과를 동료심사를 거치는 유력한 학술지에 출판하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발견된 화석은 연구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철저히 통제된다. 어떤 경우는 이 과정이 십 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버거와 동료들은 대단히 신속하게 행동하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가운데 젊은 연구자들로 팀을 꾸려 이들이 연구결과를 오픈액세스 학술지에 출판하도록 돕고, 알맞은 장비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호모 날레디 두개골 및 기타 뼈의 3D 복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파일들을 제공했다. 구식 화석사냥꾼들의 반응은 못마땅해 한다는 정도의 표현으로는 충분치 않다.

나이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호모 날레디의 공개 및 분석에 걸린 방식 — 2 년도 채 되지 않아 — 이 위험한 선례이자 “미디어 서커스” 라고 보고 있다. 고생물학을 구세대와 신세대로 분리시켜 인류 진화의 경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학자들은 이런 방식이 해당 분야 연구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팀 화이트는 비판적인 쪽에 속한다. “오늘날 고생물학 연구가 진행되는 방식에 잘못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발견을 하고 그 분석 결과가 출판되는 과정이 느리다는 점이 그렇지요.” 화이트의 말이다. “하지만 일을 제대로 하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어느 종이든 아주 적은 수의 표본만 남아있는 학문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의 수장고에 보관된 호모 날레디 두개골 캐스트. Photograph: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스랜드 대학의 수장고에 보관된 호모 날레디 두개골 캐스트. Photograph: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화이트가 초기 유인원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를 발견하고 논문을 출판하는 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4400만 년 된 뼈를 에티오피아 북동부 아파르 열곡대의 땅에서 발굴하는 데만 3 년이 걸렸고, 그 이후에야 뼈들을 스캔하고 비슷한 계통의 모든 알려진 화석들과 비교할 수 있었다. 버거와 버거의 팀은 유사한 작업을 몇 달 만에 끝냈다.

“10년 동안 매체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기자들이 목 뒤에서 숨을 내뿜고 있으면 좋은 연구를 할 수 없는 법입니다.” 화이트의 말이다. “그와 반대로 버거는 기자들을 처음부터 참여시켰고 연구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하나 필름에 담게 해줬는데, 이런 일은 연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카메라맨과 프로듀서들에는 비용이 들어가고 그 결과 작업을 서두르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학자들은 라이징스타 동굴에서 발견된 뼈들이 성급하게 발굴하는 바람에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많은 뼈조각들에 주변과 색이 다른 흰 부분들이 있어 최근에 손상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표본이 발견된 장소에서 발굴하던 사람들이 서둘러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버거 — 위트워터스랜드 대학 진화연구소에 소속된 — 는 이런 비판들을 단호하게 기각한다. “발굴을 시작하기 전에도 흰 부분은 볼 수 있었고, 최근에 깨져나간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버거의 말이다. “표본이 발견된 방 모양의 공간은 아마추어 동굴탐험가들이 많이 이용하던 곳이었고, 이들이 표본을 손상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서둘러 발굴을 진행한 것이 바로 그때문입니다. 더이상 손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호모 날레디의 뼈를 가져오기 위해 여성 동굴탐험가들을 기용한 사실 —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작은 유일한 사람들이었다는 이유로 — 은 그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의 성질을 더 건드렸다. 비판자들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남성 동굴탐험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들을 기용했다면 매스컴의 관심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겠죠.”

당황스러울 정도로 빠른 버거의 행보는 호모 날레디 화석 1500 점을 동굴에서 꺼낸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표본들을 꺼낸 후 버거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워크샵을 열어 관심있는 “젊은” 전문가들 — 박사학위를 막 끝냈거나 인류진화 분야에서 박사후연구원 연구원을 하고 있는 학자들 — 을 불러모았다. 몇몇 최고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과학자들이 사실상 고립된 상태로 오랜 시간에 걸쳐 새로운 종에 대한 자료들을 다듬고 정리하는 일반적인 과정과는 대조되는 접근방법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수가 많습니다. 그러니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던 거죠.” 버거의 말이다.

취리히 대학의 인류학자 크리스토프 졸리코퍼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졸리코퍼는 조지아에서 있었던. 일련의 초기 인류 발견에 참여했으며 이 작업은 출판되기까지 7년 이상이 걸렸다. “미처 이해하지 못한 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해 동안 연구를 계속해 우리가 발견한 것을 검증했던 것입니다.” 졸리포커가 저널 캘리포니아에서 한 말이다. 이 작업에는 버거가 참여하지 않았다.

동굴 내부의 라이징스타 탐사팀 모습. Photograph: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동굴 내부의 라이징스타 탐사팀 모습. Photograph: Greatstock / Barcroft Media/Greatstock / Barcroft Media

그 다음은 연구결과를 출판하기 위해 어떤 학술지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작업이다. 버거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하이 임팩트” 학술지들을 피했다고 했는데, 이런 학술지들의 동료심사 과정 — 동료 학자들이 연구내용을 철저히 조사하는 과정 — 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신 버거는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은 경쟁 학술지들에 비해 더 빠르고 훨씬 손쉬운 동료심사 과정을 거치는 온라인 오픈액세스 저널 ‘이라이프 (eLife)’ 를 택했다.

“어떤 논문들이 출판되는지에 대해 몇몇 심사자들이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 학술지들보다 심사과정이 훨씬 나았고 훨씬 덜 까다로왔습니다.” 버거가 덧붙였다.

모두가 이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자들이 이라이프의 동료심사가 느슨하며 호모 날레디 논문에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호모 날레디가 호모 에렉투스와 별개의 종이라는 버거의 결론은 두개골의 특징에 기반하고 있다. 버거는 호모 날레디가 후두골 외부 돌출부, 즉 두개골 뒤쪽에 튀어나온 부분을 가지고 있으며 호모 에렉투스에는 이것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는 호모 에렉투스도 후두골 돌출부가 있습니다.” 화이트의 말이다. “아주 기초적인 실수입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린저는 버거의 접근법을 옹호한다. “새로운 인류 종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논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린저의 말이다. “그렇지만 버거는 오픈 액세스 학술지를 통해 자신의 표본들을 자세한 내용까지 빠르게 공개했습니다. 진지하게 관심을 가진 연구자라면 누구나 이 표본들을 직접 연구해 볼 수 있습니다. 무료로 파일들을 다운로드해 화석의 3D 복제본을 만들어 사람들이 각자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논문이 출판되고 나서 겨우 이틀이 지나자 완전한 턱뼈의 3D 복제본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인류 화석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아주 신선한 접근법입니다.”

호모 날레디 뼈 조각들을 분석하기 위해 버거가 불러모은 젊은 과학자들 중 한 명인 켄트 대학의 고생물학자 매트 스키너 역시 마지막 부분 — 고인류학에서는 최초로 무료로 공개된 두개골의 3D 모델을 구할 수 있다는 점 — 을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주요 두개골 표본 복제본이 필요합니다.” 스키너의 말이다. “학생들이 인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본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기술되고 난 후에 수 년이 지나고도 구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두개골 표본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르디피테쿠스 같은 화석에 대한 논문을 출판해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었던 연구자들이 해당 표본의 복제본을 구할 수 있게 만들어 놓지 않는 것은 좀 젠체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또래의 학자들은 그런 종류의 일에 진력이 난 상태입니다. 다행히 상황이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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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가디언, 번역, 신생대, 인류,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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