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촌 격인 벌레: 인간 유전자의 70% 정도를 공유하는 장새류

[사이언스 데일리] 과학자들이 장새류 두 종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이 해양동물의 조상이 인간 유전자의 약 2/3 정도와 상응하는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점을 밝혔다. 고대의 유전자들, 그리고 그 유전자들이 유전체 안에 조직되어 있는 방식은 5억 년 전에 살았던 인류와 장새류의 공통조상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1월 18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

사코글로수스 코왈레브스키 (Saccoglossus kowalevskii) 의 어린 개체로 인두부에 전사인자가 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파란색) Credit: Andrew Gillis

사코글로수스 코왈레브스키 (Saccoglossus kowalevskii) 의 어린 개체로 인두부에 전사인자가 발현된 것을 볼 수 있다. (파란색) Credit: Andrew Gillis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 (OIST) 의 연구팀과 협력자들이 장새류 (acorn worm) 라고 불리는 작은 수생 생물 두 종의 유전체를 해독하여 인류가 다른 여러 동물들보다 이들과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어서 이들이 우리의 먼 친척이라는 것을 보였다.

이 연구는 장새류에서 불가사리, 개구리에서 개, 그리고 인간에 걸치는 다양한 유기체를 포함하는 거대한 동물 그룹인 후구동물 (deuterostomes) 전체에 걸쳐 8천6백여 개의 유전자족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것은 우리 유전자의 약 70% 정도가 그 기원을 따지면 최초의 후구동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새류의 유전체와 다른 동물들의 유전체를 비교함으로써 OIST 의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들이 모든 후구동물의 공통조상, 즉 5억 년 전에 살았던 멸종한 동물에도 존재했다고 추론했다. 이번 연구는 후구동물만이 인두부의 유전자 군집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사람의 입과 코, 그리고 식도를 연결해주는 부위인 인두부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보였다. OIST 의 연구자들과 미국, 영국, 일본, 타이완 및 캐나다의 연구팀들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Nature)’ 에 출판되었다.

5억5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알려진 사건을 통해 엄청나게 다양한 동물들이 세계에 등장했다. 이 진화적 방산으로 인해 여러 종류의 새로운 동물 몸체 계획이 생겨났으며 특화된 내장과 독특한 행동을 보이는 복잡한 생물들이 나타남으로써 지구 상의 생명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후구동물에 속하는 여러 현생 동물들의 유전체를 해독함으로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들의 다양한 동물들의 조상이자 오래 전에 사라진 조상의 면면을 밝혀낼 수 있게 되었다.

장새류는 해저에 사는 해양생물로 입과 식도 사이에 위치한 내장 부위의 틈(slit) 사이로 해수를 흘려보내면서 먹이를 걸러먹는다. 이 틈은 물고기의 아가미와 먼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파리나 지렁이 등의 동물들에서는 볼 수 없는 중요한 진화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장새류가 인간과 관련하여 이렇게 중요한 진화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비교적 먼 유연관계를 가진 장새류 두 종, 즉 하와이에서 수집된 프티코데라 플라바 (Ptychodera flava) 와 대서양에서 수집된 사코글로수스 코왈레브스키 (Saccoglossus kowalevskii) 의 유전체를 해독했다. “이들의 유전체는 모든 후구동무르이 공통조상이 공유하고 있었던 유전자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빈 틈을 채우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올레그 시마코브 박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두 동물의 유전체를 해독하는 것 외에 연구팀은 또 후구동물 조상이 이미 가지고 있던 고대 유전자족을 확인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었다. 연구팀은 두 장새류의 유전체를 32 종류의 다른 동물 유전체와 비교하여 약 8천6백 개의 유전자족이 후구동물 전체에 걸쳐 상동, 즉 진화적으로 연관되어 으며 이들 후구동물의 조상이 가졌던 유전체에도 존재했으리라는 분명한 추론을 할 수 있었다. 사람의 팔, 새의 날개, 고양이의 발과 고래의 지느러미가 상동성의 고전적인 예이다. 이들은 모두 공통조상의 다리로부터 분화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해부학적 구조와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상동성은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로 결정된다. 후대에 일어나는 유전자 복제 및 기타 과정들 때문에 8천6백 개의 상동유전자들은 최소한 1만4천 개의 유전자, 현재 인간 유전체의 약 70% 에 해당한다.

이 연구에서는 또 장새류 유전체는 물론 인간과 다른 척추동물의 유전체에서도 가까이 붙어 있는 유전자 군집들도 확인이 되었다. 오래 전에 가까이 위치해있던 이들 유전자 군집이 5억 년 동안이나 보존되었다는 것은 이 유전자들이 하나의 단위로 기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척추동물과 장새류에서 인두부의 발생과 연결되어 있는 유전자 군집 하나가 특히 흥미롭다. 이 유전자 군집은 모든 후구동물이 공유하고 있지만 후구동물이 아닌 동물들, 즉 곤충, 문어, 지렁이나 편형동물에서는 볼 수 없다. 장새류 및 기타 동물들의 인두부는 먹이를 걸러내 소화계로 보내는 기능을 한다. 사람의 경우 이 유전자군집은 갑상선 및 인두부가 형성될 때 활성화된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갑상선 기능과 장새류의 여과섭식 방법에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인두부와 관련된 유전자 군집에는 여섯 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들은 모든 후구동물에서 동일한 패턴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여러 개의 다른 유전자들의 활성화를 제어하는 중요한 전사조절인자인 네 개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동일한 순서로 배열되어 염색체 DNA 상에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유전자들은 서로 연결되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될 때 함께 이동한다. 흥미롭게도 이 전사인자 유전자를 담고 있는 DNA 가 후구동물 전체에 공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사인자들이 달라붙는 바인딩 사이트로 이용되는 DNA 조각들 역시 이들 동물들 사이에 보존되어 있다.

“장새류 유전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캄브리아기에 살았던 우리 조상의 복잡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진화에 기여한 여과섭식 방식과 인두부 발생의 아주 오래된 연관관계에 대한 뒷받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마코브 박사의 설명이다.

최근에 OIST 연구팀은 문어의 유전체 및 포리테스 아우스트랄리엔시스 (Porites australiensis) 산호의 유전체도 해독했다.

참고문헌

Oleg Simakov et al. Hemichordate genomes and deuterostome origins. Nature, 2015; DOI: 10.1038/nature1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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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기타무척추동물, 사이언스 데일리, 생물학, 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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