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식물 이론이 전지구적 생태계의 진화를 설명해 줄 수 있을지도

[사이언스 데일리] 육상 생물군계 진화에 대한 새로운 전지구적 이론에서 연구자들은 식물이 환경을 구성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생산성과 조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 12 월 1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프린스턴 대학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자들이 육상 생물군계 진화에 대한 새로운 전지구적 이론에서 식물이 환경을 구성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생산성과 조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Credit: Photo by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Panama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자들이 육상 생물군계 진화에 대한 새로운 전지구적 이론에서 식물이 환경을 구성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생산성과 조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Credit: Photo by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Panama

식물은 주어진 땅의 조건에 따라 자라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동물계의 배경 역할을 하여 환경을 구성하는 수동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만일 세계의 생태계가 여러 모습을 가지게 된 이유가 식물이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면 어떨까?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자들이 학술지 ‘네이처 플랜트 (Nature Plants)’ 에 발표한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는 정확히 이런 식으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육상 생물군계 진화에 대한 최초의 전지구적 이론에서 연구자들은 식물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뿐 아니라 환경의 생산성과 조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행동을 한다고 적고 있다.

“우리 이론은 식물을 똑똑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로 간주해야 한다는 새로운 생각에 기반해 생물군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과의 학과장이자 선임저자인 라스 헤딘 교수의 말이다. “이 이론은 전지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왜 생물군계가 영양소 조건 및 교란에 대응하는 능력, 그리고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에 있어 차이가 나는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생태학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 즉 나무들이 대기 중의 질소로부터 스스로 비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나무가 왜 현재 자라는 곳에서 자라고 있는가 — 나무가 살 수 없다고 과학자들이 생각한 곳에 나무가 살기도 하고, 얼핏 보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곳에서 좀처럼 잘 자라지 못하기도 한다 — 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이 이론을 개발했다.

“질소고정식물” 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들 식물은 분비물을 이용해 리조비아라고 알려진 토양 속의 박테리아를 끌어들여 식물의 뿌리세포를 감염시킨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생산하는 탄수화물을 얻는 대가로 리조비아는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비료의 형태로 만들어 주고, 숙주가 된 식물이 다 이용하지 못하는 여분의 질소는 결과적으로 질소 순환을 통해 가까이에 있는 나무들이 이득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질소고정식물의 대부분은 콩과식물로 여기에는 각종 콩류 및 여러 종류의 나무가 포함된다.

이상하게도 콩과 나무는 질소가 풍부한 열대 지방의 토양에서 번성하여 이곳에서는 수백 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질소가 부족한 극지방이나 온대지방의 숲에서는 질소고정능력이 있는 나무들은 그만큼 번성하거나 오래 살지 못한다. 여기에 수수께끼가 있다고 헤딘은 말한다. 생태학자들은 질소가 아주 적은 토양에서 스스로를 위해 질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나무가 질소고정능력이 없는 나무에 비해 큰 이점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 사는 질소고정식물들은 글자 그대로 곁에 있는 나무들에 가리워지고 만다. 그 반면 열대지방의 질소고정식물은 다른 나무들과의 경쟁에서 쉽게 이긴다고 헤딘은 말한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헤딘과 공저자들은 진화게임이론 모델을 이용해 질소고정 나무들이 화재, 진흙사태, 폭풍, 그리고 기타 자연현상에 의해 교란을 받은 열대지방과 비열대지방의 숲에서 얼마나 잘 사는지를 분석했다.

헤딘은 논문의 제1 저자로 프린스턴 대학의 박사후 연구원이었고 현재는 예루살렘 헤브루 대학교 로버트 H. 스미스 농업대학의 선임연구원이자 선임강사인 에프라트 셰퍼, 그리고 2013년에 프린스턴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영국 리즈 대학에서 NERC 독립연구 장학금을 받는 연구원 (정년 트랙) 인 새라 배터만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프린스턴의 조지 M. 모페트 생물학 교수이자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사이먼 레빈 역시 논문의 공저자이다.

연구자들은 열대림에서 질소고정 나무들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성장 초기에 공급되는 영양소를 북돋울 수 있으나 토양의 질소 농도가 높아지면 질소고정을 중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되면 질소고정에 쓰이는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게 되고 나무들은 햇빛을 받기 위한 경쟁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그 반면 온대 및 극지방의 숲에서는 질소농도가 그리 빠르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질소고정식물은 계속해서 질소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때문에 주변 나무들은 더 견고하게 성장하는 반면 질소고정 식물의 성장은 방해를 받는다. 그 결과 이 질소고정 나무들은 숲이 회복되는 초기단계를 견뎌내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고 연구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식물이 수동적으로 환경에 반응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식물은 사실 무척이나 전략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헤딘의 말이다. “우리 이론에 따르면 생물군계 내에서 질소고정 식물의 분포와 열대림에서 이들의 엄청난 성공은 특히 열대림에서 ‘똑똑한’ 식물 전략이 진화한 결과입니다.”

“열대의 질소고정식물들은 충분히 똑똑해서 값비싼 질소고정 능력을 이웃한 식물들과 경쟁하면서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 언제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마치 지성이 있는 존재인 것처럼 말이죠.” 헤딘의 말이다. “비열대지방의 질소고정식물들은 초기에는 아주 강력한 경쟁자들이지만 결국에는 자신들의 몰락을 초래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질소고정능력은 장기적으로 보아 전략적이지 못한 행동이라서 주위의 이웃한 식물들에게 질소를 나눠주고 결국 그 이웃들이 질소고정식물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게 되기 때문이지요.”

열대림에서 콩과 (legume) 나무가 확실히 존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들 나무는 열대 생물군계의 기능, 생산성 및 조성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헤딘은 말한다. 이것은 특히 열대림이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지구의 육상 탄소 “흡수원 (sink)”, 즉 탄소 저장고로 주요한 기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헤딘의 연구그룹이 2013년에 네이처에 출판한 한 연구에서는 열대림이 회복되는 초기에 콩과 나무가 존재할 경우 나무의 성장과 탄소 흡수가 가속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질소고정의 도움을 받아 초기에 빠르게 성장한 것이 콩과 나무가 콩과에 속하지 않은 나무보다 최대 아홉 배까지 빠르게 탄소를 흡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에서 육상 생물지화학을 연구하는 부교수 벤자민 헐튼은 이 연구가 “전체 생태계 및 그 기능 규모에서 진화를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고 말했다. 헐튼은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이에 대한 논평을 네이처 플랜트에 기고하여 이 연구가 개별 종들 사이의 적응이 생태계 전체의 패턴을 형성하게 되는지 설명하는 “생태학의 통합 이론” 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에서 이루어낸 큰 진보라면 전세계의 질소고정 나무가 보이는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진화라는 렌즈를 이용하였다는 점입니다. 헐튼의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야외에서 이 이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론은 실험을 통한 검증을 가능하게 하여 과학을 크게 진보시킵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진화적으로 일관성있는 생태학 이론을 찾으려는 노력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질소고정 나무와 관련하여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는 이들 중요한 식물이 미래에 계속해서 번성할 것인가, 그리고 탄소 흡수원으로 작용하는 숲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헐튼은 말한다. 질소고정 식물은 지구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지만 인간이 농업과 화석연료 연소를 통해 전지구적 생태계에 엄청난 양의 질소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 헐튼의 말이다.

“만일 질소고정이 [프린스턴 연구자들의] 이론대로 작동한다면 열대림의 질소고정식물이 전지구적 변화에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헐튼의 말이다. “만일 질소고정 과정이 적응가능한 것이라면 전체 생태계 기능이 지구온난화에도 불구하고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것이지요.”

그 반대로 비열대지방의 질소고정 나무들은 다 자란 비질소고정 나무들과 경쟁할 수 없기 때문에 질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굴복하여 크게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헐튼은 말한다.

“어떤 식물종들이 질소고정과 관련하여 제한된 제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해당 종들이 변화하는 전지구적 환경에 무척 취약하다는 의미입니다.” 헐튼의 말이다. “이전에 없었던 양의 질소가 전세계 생태계에서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 지구가 이 행성에 끼친 가장 큰 영향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추가된 질소가 온대지역의 질소고정 나무들을 통해 흡수될 수 있을까요? 저자들의 연구는 이러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분명히 빛을 비추어주고 있습니다.”

극지방과 온대지방의 숲에서 자라는 질소고정 나무들은 인간으로부터 추가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고 셰퍼는 말한다. 이 나무들은 숲이 겪는 자연적인 교란, 특히 화재와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셰퍼와 동료들의 연구는 화재 등의 교란이 일어난 후 질소고정식물들이 숲의 재생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준다” 고 셰퍼는 말한다.

하지만 화재를 막고 숲을 조각내놓은 일은 비열대지방의 질소고정 식물들의 분포를 제한시킬 수 있으며 이는 숲의 재생과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셰퍼는 말한다.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높은 온도는 토양 유기체가 분해를 더 빨리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며 극지방과 온대지역 토양의 탄소 함유량을 높여줄 수 있다. 탄소가 더 많아지면 질소 역시 더 많아지며 질소고정 나무들이 가지는 초기의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

“우리 논문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교란이 많아지기 훨씬 이전에 각각의 숲 생물군계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교란의 패턴을 활용하기 위해 서로 다른 질소고정 전략이 서로 다른 생물군계에서 진화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셰퍼의 말이다.

“인간의 활동은 이러한 진화적 해법과는 반대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셰퍼의 말이다. “만일 공생능력이 있는 질소고정 나무가 부족해 온대 및 극지 숲의 재생이 지연된다면 전지구적 탄소 예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Efrat Sheffer, Sarah A. Batterman, Simon A. Levin, Lars O. Hedin. Biome-scale nitrogen fixation strategies selected by climatic constraints on nitrogen cycle. Nature Plants, 2015; 1 (12): 15182 DOI: 10.1038/nplants.201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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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사이언스 데일리, 생물학, 식물, 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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