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Cas9 의 도움으로 독특한 생물의 유전자를 밝혀내다

[유레카얼러트]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연구팀에서 유전체 편집기술의 도움으로 핵심적인 동물 유전자인 혹스 유전자가 어떻게 해서 체절이 있는 몸체 계획을 만들어내는지를 밝혀냈다.

(2015년 12월 10일 유레카얼러트 기사 번역)

정보출처: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알에서 막 깨어난 돌연변이 단각류 입 부분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색깔이 칠해진 것은 최근에 진화한 부속지로 먹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악각 (maxilliped) 이다. 노란색 부속지는 정상, 파란색 부속지는 CRISPR 를 이용해 집게발을 가진 형태로 변형되었다. CREDIT: ARNAUD MARTIN/UC BERKELEY

알에서 막 깨어난 돌연변이 단각류 입 부분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색깔이 칠해진 것은 최근에 진화한 부속지로 먹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되는 악각 (maxilliped) 이다. 노란색 부속지는 정상, 파란색 부속지는 CRISPR 를 이용해 집게발을 가진 형태로 변형되었다. CREDIT: ARNAUD MARTIN/UC BERKELEY

CRISPR-Cas9 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편집하는 작업은 아주 간단해서 가장 단순한 점균류에서부터 문어까지 어떤 유기체든지 그 유전자를 연구하는 작업을 금방 선충, 초파리, 개구리와 쥐 등 표준 연구동물의 발생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연구하는 것만큼 쉽게 만들어줄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에서 수행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CRISPR-Cas9 을 이용해 유전자가 성장과 발생을 어떻게 제어하는지 알기 위해 특정 동물 — 이 경우는 단각류 — 의 유전자를 녹아웃 시키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자들은 단각류 각 마디의 부속지 발생을 어느 유전자가 제어하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단각류의 몸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처럼 각 마디에 서로 다른 종류의 용도의 부속지가 달려 있다.

2년 전이었다면 동물의 유전자 하나를 녹아웃 시키는 데 걸렸을 시간보다도 더 짧은 시간 안에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연구자들은 여섯 개의 유전자를 녹아웃 시켜 동물의 진화에서 다리의 해부적 구조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유전적 기작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모든 동물에서 몸의 구성요소가 어디에서 발생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른바 혹스 유전자를 하나씩 녹아웃시킴으로써 이들은 단각류 부속지의 정체성을 정하는 스위치를 조작하여 예를 들면 집게발이 달린 다리를 보통 다리로 변화시키거나 턱을 더듬이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연구실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실험 동물이 아닌 동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기술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박사후 연구원인 아르노드 마틴의 말이다. “CRISPR-Cas9 는 확실히 독특한 동물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가능성의 범위를 넓혀주었습니다. 단각류가 그 최초의 경우들 중 하나죠.”

마틴이 조사하고 있는 혹스 유전자 족은 모든 동물에서 발견되며 어떤 생물학자들은 혹스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생물을 동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몸의 각 체절에서 작동하는 수많은 유전자들을 켜고 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체절은 척추뼈에서 가장 잘 나타나고, 각 종류의 척추뼈들은 그 모양이 독특한데 이것이 모두 혹스 유전자의 제어 하에 있다.

마틴과 파텔은 열대 해양 단각류인 파리알레 하와이엔시스 (Parhyale hawaiensis) 에서 열아홉 개의 체절 각각에서 어떤 혹스 유전자들이 기능을 발휘하여 앞쪽에서는 입 부속지를, 그 뒤쪽에서는 집게발이 달린 부속지, 앞으로 움직일 때 사용되는 다리, 단각류를 뒤쪽으로 추진시키는 강력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다리, 헤엄치는 데 사용되는 다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뭉툭한 모양의 “닻” 으로 이용되는 다리를 만들어내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CRISPR-Cas9 는 이미 초파리 드로소필라 (Drosophila) 와 선충류인 예쁜꼬마선충 (C. elegans) 등의 모델 동물 실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이들의 경우에는 이미 유전자 연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이 있습니다. CRISPR 기술을 아주 빨리 받아들여 이들 동물에서 돌연변이를 만드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죠.”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분자 및 세포생물학 교수이자 종합생물학 교수인 선임저자 니팜 파텔의 말이다. “하지만 실험을 해보고 싶은 동물들은 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생물들을 이용해 정말 기초적인 진화에 관련된 질문들을 답할 수 있을 겁니다. CRISPR-Cas9 는 이런 작업에 사용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기술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은 최근 이 도구가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CRISPR-Cas9 를 이용해 말미잘, 칠성장어, 그리고 나비 등 독특한 유기체의 유전자를 편집해 보았지만,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CRISPR-Cas9 를 “원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증명” 정도의 실험에 이용하여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해보는 것에 그쳤다.

“파리알레에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발생 및 진화에 관련되어 있으며 정말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는 데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이 갑각류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다리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진화가 혹스 유전자 발현 패턴을 어떻게 변형시켰는가 하는 것이죠.” 파텔의 말이다.

아르노드와 파텔 및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의 동료들은 이들의 발견을 12월 10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Current Biology)’ 에 출판할 예정이다.

마스터 조절 유전자

혹스 복합체는 여러 개의 유전자가 모여있는 유전자군으로 종종 마스터 조절 유전자라고 불리며 많은 수의 다른 유전자들을 켜거나 끄는 단백질 전사 인자의 암호를 담고 있다. 발생 초기부터 시작해 혹스 유전자는 머리에서 꼬리까지 몸의 여러 부분에서 서로 다른 조합으로 작동한다. 혹스 유전자가 6억 년 전 동물 조상에서 처음 나타난 이후 이 유전자 복합체를 이용해 진화는 엄청나게 다양한 동물 형태를 만들어 냈다.

마틴에 의하면 단각류의 각 체절에서는 아홉 개의 서로 다른 혹스 유전자에 의해 선택된 특정한 종류의 다리가 생겨나기 때문에 혹스 유전자를 연구하기에 이상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이걸 넓은 의미에서는 다리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사실은 부속지라고 해야 맞습니다.” 마틴의 말이다. “어떤 것은 감각 기능을 가지고 있는 더듬이입니다. 다른 것은 바닷가재의 집게발처럼 먹이를 잡아서 입으로 넣는 기능을 하구요. 또 다른 부속지들은 이동을 담당하는 다리이거나 노처럼 생겨서 헤엄을 치는데 쓰이는 다리입니다. 한 동물 안에서 보이는 이런 차이들은 모두 혹스 유전자의 발현에 따라 정의됩니다.”

혹스 유전자 중 여섯 개의 기능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망치를 이용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CRISPR-Cas9 효소를 이용해 각 단각류 배아에서 여섯 개의 유전자 중 하나를 깨뜨려 못 쓰게 만들고 전체 유기체가 그 하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해 연구자들은 어떤 유전자가 어떤 부속지를 제어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형사례 중 하나로는 배의 앞쪽에 달려서 헤엄치는 데 사용되는 다리를 선택해서 유전자 하나를 제거하자 이 다리가 정상적인 경우라면 마지막 가슴 마디에서 발견되는 커다란 도약용 다리와 똑같은 모양으로 변형되었습니다.” 파텔의 말이다. “다른 실험에서는 기본적으로 단각류에서 어떻게 하면 등각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였습니다. ‘abdominal-A’ 라고 불리는 유전자 하나를 가슴 부위에서 제거하면 걷기에 사용되는 다리는 모두 똑같은 모양으로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게 됩니다.”

파텔은 실제 진화에서는 유전자들이 보통 이런식으로 손상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가 일어나 서로 다른 체절에서 켜지거나 꺼져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반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먼저 유전자 하나를 완전히 제거해서 살펴보지 않고서는 혹스 유전자가 발현되는 위치를 이리저리 옮겼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파텔의 말이다. “이제는 어느 위치에서 혹스 유전자가 발현되는 조합을 알면 어떤 종류의 다리가 발달하게 되는지 지정해 주는 암호를 알아낼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암호를 추가로 검증하기 위해 새로운 실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논문에 참여한 그 외의 공저자들로는 박사후 연구원인 줄리아 세라노, 대학원생인 에린 자비스와 헤더 브루스, 학부생인 제니퍼 왕, 샤그닉 레이, 캐린 바커와 리암 오코넬 등이 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연구비 지원 (IOS-1257379) 을 받았다.

참고문헌

Nipam H. Patel et al. CRISPR/Cas9 Mutagenesis Reveals Versatile Roles of Hox Genes in Crustacean Limb Specification and Evolution. Current Biology, December 2015 DOI: 10.1016/j.cub.2015.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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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번역, 생물학, 현생, 유레카얼러트, 절지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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